내일을 향해 출근한다
'그래도 월급쟁이인 네가 부럽다야.. 회사 부도 책임도 없고..'
'부럽기는.. 나는 사업하는 네가 더 부러운데... 자유가..'
어제 조그만 IT 사업하는 친구와 통화했는데 불경기에 회사를 말아먹고 집에 있다면서 월급쟁이인 내가 부럽다고 넋두리(?)를 한다.
달리 생각하면 회사원은 불경기에도 회사가 잘되든 못되든 사채빚을 내서라도 직원들 월급을 꼬박꼬박 챙겨줘야 하는 사업하는 사람의 스트레스보다야 더 하겠는가 싶다.
어쩌면 이꼴 저꼴 보지 않고 직장인으로 회사에 붙어 있는 게 더 속편할지도 모른다. 쥐꼬리 같은 적은 월급이지만 회사에서 저렴하게 배식해 주는 구내식당 밥과 이러닝교육, 직무교육, 그리고 하계 휴양소 혜택이나 각종 휴가까지..
아직은 회사에서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다.
직장인에게 회사는 무엇인가?
2015년도 이제 시작되었고 올해도 활기차게 보내기를 다짐하면서 첫 날 회사에 힘차게 출근했다.
어찌보면 직장인에게 회사는 없어서는 안 될 은행과도 같다. 회사는 '신용'을 먹고 살며 '돈'도 있다. 그 뿐 아니라 회사는 개인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는데, 업무를 하다보면 인맥이나 자기가 종사하는 분야의 다양한 인간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 또 회사를 나가서도 '내가 어디 회사에서 어느 위치에 있었노라'하면서 어느 정도 의지를 하기도 한다.
이처럼 회사라는 곳은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학원과도 같으며, 교육의 기회도 많아 다양한 자기계발에다 공부도 할 수 있는, 즉 돈 받고 교육하며 공부도 할 수 있는 곳이다.
다만 나이를 먹어 정년퇴직을 하든 중간에 사업한다고 명퇴를 신청하든 구조조정을 당하든 개인이 대처해야 할 몫이지만, 일단은 돈도 벌고 다양한 인간관계에다 경험까지 습득하는 회사라는 곳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건 사실이다.
내가 얼마 전 모임을 갔는데, 그 자리에서 회사 명함 말고 자기만의 직책이 무엇인지? 그리고 회사라는 조직을 나와서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회사가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에 대해서 진지하게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우물쭈물 답변을 못 하고 말았는데,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내가 지금까지 내 손으로 한 건 아무것도 없었고 오직 회사 간판으로만 생활하고 회사가 있어 내가 존재하고 있었다. 하다못해 당장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면 나는 갈 데도 없다. --;; 어찌해야 할까...
평범한 직장인인 나는 회사가 있어야 가정이 있고 가정이 있어야만 회사가 있다라는 작지만 소중한 진리를 깨달았다. 하다못해 인간의 기본 생활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고 회사에서 노동의 대가로 받는 돈으로 처자식을 먹여 살린다는 기본적인 결론에 도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즉, 직장인은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이 곧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고,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 곧 회사를 위하는 것이다.
회사 밖은 춥다. 그래도 회사안은 아직 따뜻하다
작년에 우리 부서는 새로운 시설물은 인수받은 관계로 자회사를 설립하였고, 얼마 전에는 올해 정년퇴직 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6개월 조건으로 임시로 근무할 경력직 인원채용을 공모하였다. 반응은 예상외로 뜨거웠다.
그도 그럴것이 그 분들이야 나이가 아직 60이지만 외모나 생각들이 젊은 분들이었고 6개월이라도 좋으니 회사를 출근하고 싶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버틸때까지 버티고 싶다는 의지가 젊은이보다 더 높았다.
어쩌면 이 분들이야 말로 다시는 직장인, 즉 샐러리맨 생활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어떻게든 붙어있어야 한다는 절박감과 또 직장을 나가보니 받아주는 데도 없는 냉정한 현실에 맞닥뜨렸는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나간 뒤에 현직에서의 직책에 연연하여 남 밑에서는 일 못한다고 자존심을 차렸다가는 장기간의 실업자를 각오해야만 하고, 마냥 놀지 않고 하다못해 적은 월급이라도 받아오기 위해서는 남보기 창피한 일도 직접 해야만 하는 현실을 인정하다 보니, 우리 부서가 만든 자회사 6개월 임시직이라도 합격되기를 희망하면서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니 남일이 아니다.
나 역시 회사에 있는 한 아직까지는 위험이 없지만 앞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회사에 있는 동안에도 편하지 만은 않은데, 항상 긴장의 연속이고 괴로움의 연장이다.
그리고 직장은 동료들과 선후배들과도 경쟁을 하는 전쟁터이다. 입사 동기들보다 훨씬 먼저 승진해야만 회사안이든 밖이든 인정해주는 비즈니스 샐러리맨의 현실을 감안하면 무슨일이 있어도 승진을 해야만 하는 과제도 있다.
하다못해 같은 동기라도 평사원이라면 아무리 좋은 과제나 기획이 있어도 직위가 높은 입사동기가 상사랍시고 반대하면 실행도 못하고 자존심에 금도 간다. 밑에 후배들도 평사원인 자기보다 직함이 높은 사람에게 어떻게든 잘 보일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직장사회의 보이지 않는 법이자 룰인 것이다.
이쯤에서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보자
위와 같은 경우가 자기 만큼은 안 올 것이라고 확신하는가? 물려받은 재산과 재테크를 잘 해서 여유가 좀 생겨 회사 나가면 일을 죽을때까지 안 해도 되는가?
그렇다고 은퇴 후 직장없이 매일같이 하루내내 산에만 다닐 수 있는가.
그렇다면 '너 참 직장생활 잘 한다'는 말은 무엇일까?
2015년이 시작되어 나름대로 다들 계획이 많을 줄로 안다. 개인적이든 직장 업무 목표이든, 변함없는 사실은 직장인은 회사로 매일 출근해야 한다는 점인데 직장생활을 잘 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참고로 자격증도 중요하다. 기술분야인 나의 경우를 보자면, 기술자들의 평가는 '노력' 내지 '능력'으로 자신을 포장할 수 밖에 없는 데 어쩔수 없이 자격증으로 회사원의 상품가치를 평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므로 회사에 있을 때, 한살이라도 젊을 때 이러닝 교육을 신청해서 전문분야 자격증도 따는 것도 좋은데 일부에선 자격증보다는 업무능력을 키우라고 말하지만 내 생각에는 자격증이 자기 상품가치에 해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물론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일이든 뭐든 잘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서울대를 나와도 직장에 적응 못하거나 업무가 맞지 않아 무능력하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리라...
또 한편으로는 자격증을 못 따는 사람들의 시기심 일 수도 있다. 담배 피우는 사람이 담배 끊었던 사람에게 담배 권하면서 '내가 아는 할아버지도 50년을 담배 피워도 멀쩡하더라'하는 일종의 유혹일 수도 있으니 각자 판단하길 바란다.
물론 빠질 수 없는게 건강관리인데 오랜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건강관리도 무척 중요하다.
끝으로 직장인이라면 거창하게 교과서에 나오는 사명감이나 직장 다이어리에 나오는 사훈, 사명이나 애사심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은 귀 간지러우니, 앞으로는 '자신의 인생을 위해 일을 즐기면서 한다.' 라고 솔직하게 긍정적으로 직장생활 하는 것이 직장으로 보나 개인으로 보나 서로 좋을 것이다.
그러니 회사생활을 맘껏 즐기면서 누리면서 일 열심히 해 보자. 2015년도 화이팅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