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철장만 없는 감옥??
직장인들은 집에 있는 시간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아마도 회사일 것이다. 참고로 우리회사는 황토색 벽돌건물에 사각형인데 정말 교도소 건물 같다. --;;
다들 살아가는 방법이야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인 평범한 직장인들의 하루는 이렇다. 아침이면 무거운 몸을 겨우 끌고 나와 버스에 오르고, 밀려서 지하철을 타고 수많은 사람들 속으로 휩쓸려 회사라는 사각형 건물로 흡수되어 버린다.
해가 지고 어두워져야 회사에서 나오는데, 요즘같이 일이 계속 밀리는 겨울은 새벽 컴컴할 때 건물속으로 들어가 컴컴할 때 겨우 나오곤 한다.
'처자식 먹이고 자기도 먹고 살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일념하에 로보트처럼 갑갑한 회사의 직책을 입고 정신없이 이리뛰고 저리뛰고 밧데리 방전되듯 에너지를 다 써버린다. 그러고는 퇴근한다.
요즘 우리 회사에서는 동종 업종과의 통합 발표 이후 직원들의 반응이 다들 가지각색이지만 아무래도 불안한 모양이다. 지금껏 직장생활하면서 통합발표가 몇 번 있었는데 매번 용두사미로 끝났지만, 이번은 실제 통합TFT도 구성하고 노사가 서로 긍정적이라면서 통합 발표 기자회견도 하는걸 보니 실제 상황인 것 같다.
이처럼 사회도 변해가고 우리 회사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정치적이든 아니든 통합의 신호탄이자 시범케이스라 모범적이 될 지, 불행을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변치 않는 것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변화의 주류 한 가운데에 서 있다는 사실과, 처자식이 있어서 직장생활은 계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변화의 소용돌이 앞에 나는 무얼 준비해야만 하는가?
저번주에 신입사원 면접이 있었는데 요즘 신입사원들의 스펙이나 학벌이 최고라는 것은 새삼 대단하지도 않다. 그러나 내가 회사생활을 오래해보니 학벌좋고 능력 좋은거 보다는 책임감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확신은 변함이 없다.
물론 보수적인 회사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신입사원 초기에는 활기차고 도전적인 말로 인사도 잘 하더니만 입사 3개월만에 쑥~ 들어가 버린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회사 분위기에 눌려서 그런지 몰라도 자리 자리도 못찾고 무기력하다 결국 제역할도 제대로 못한 채 수동적으로 바뀌어 쉬운곳만 찾아다닐려는 눈치(?)들을 은근히 내비친다... 아쉽다...
물론 요즘 젊은이들은 스펙도 좋고 학벌도 좋다. 물론 기존 선배들이야 회사에 출근하면 직원들은 자기 업무가 바빠 신경써 줄 여유가 없기도 하지만, 조언을 해주고 싶다면 출중한 능력보다 자발적인 책임감이 없다면 무슨일을 하든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회사 입장에서야 처음은 어쩔수 없이 능력을 볼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지만 점차 책임감을 우선적으로 보며, 실제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학벌보다는 책임감이 중요한 것이다.
앞에서 얘기했지만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나나 후배들이나 책임감이 없으면 아무리 실력이 출중해도 회사에 도움이 별로 안된다.
반대로 능력은 좀 부족해도 책임감이 강하면 중도에 포기하지도 않고 퍼펙트하진 않지만 적어도 임무 완수는 해낸다.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일 처리하는 능력은 전혀 없고 책임감만 강하면 안 된다. 그게 더 나쁘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실력은 기본만 갖춰도 되지만 책임감이 없다면 매사에 좀 어렵다는 뜻이지...
가끔은 넘어질 때도 있다. 그래도 일어서지 않으면 걸을 수 조차도 없다
나는 주말에 집앞을 산책하는데 가슴이 아름다운 광경을 가끔 목격한다. 집앞 도로변에서 소아마비 장애우가 벽을 짚고 걷던지 아니면 엄마 등을 짚고 어렵고 힘들게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적지 않은 나이의 사나이지만 부모의 도움없이는 거동하기도 힘들텐데, 넘어질 것을 대비해 하얀색 목장갑을 끼고, 비틀비틀 우스꽝스럽게 나뒹굴며 넘어져도 아무렇지도 않게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뛰어가서 부축을 해주고 싶어도 나는 바라본다. 나는 삶을 다시 배운다.
그 장애우는 생존을 위해 걷는 것이고 작지만 큰 도전일 것이다. 어쩌면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 하거나 거동이 불편함을 두려워 해 집에만 있었더라면 지금 같이 벽을 짚고라도 걸을 수 조차 없었을 것이다.
우리 직장인들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제주도에 놀러가서 말을 신나게 타고 싶다면 말 등에서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고 걱정을 버려야 하며, 스키장에서 보드를 타고 싶다면 넘어지는 것을 걱정해서는 안된다.
말에서 떨어지기가 무섭고 보드타다 넘어지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두다리로 걷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집에만 꼼짝안하고 있다고 해도 지진이 올 수도 있는 등 마냥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교통사고가 두려워 차를 타지 않고 걸어다니던지, 아니면 아예 집에 처 박혀 마냥 나오지 않는 것이 좋다.
중요한 사실은 남자들이 나이트가서 치욕적인 뺀찌(?)먹을 생각하고 여자꼬실 각오없이 부킹하지 않는 이상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저절로 삐끼나 웨이터가 물어다주는 여자는 우물쭈물 병신소리 안 들으면 다행이고 성사도 어렵다.
'나는 정말 부킹 싫어' 하면서 자기 혼자 미친 척 거울보고 춤만 출꺼면 몰라도.... --
그러니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지금 사무실에서 책임을 다하라
서두에 말했지만 각자 생각에 따라 회사는 철장 없는 감옥이 될 수도 있고 철장이 있는 근무처가 될 수도 있다. 회사라는 감옥에서 교도관이 되든 죄수가 되든 순전히 자기 몫이다.
일하는 사람의 마인드에 따라 회사생활을 긍정적으로 미래 지향적인 사람에게는 회사가 그 목표점이자 교도관이 될 것이며, 반대로 회사에서 항상 무기력하고 의욕도 없이 눈치만 보면서 하루를 보낸다면 아마도 회사라는 존재는 감옥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리하자면 일하는 사람들의 의식에 따라 회사생활은 하늘과 땅 차이다. 목표가 없는 사람에게는 회사가 재미없고 밖으로만 겉돌게 되어 있다. 반면 회사에서 핵심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힘들겠지만 무기력하지 않고 늘 활기찬게 보이는데 자기만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임감이 강한 직원은 아무리 힘들어도 제 역할을 해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겨내고 임무 완수도 끝까지 하고 절대 도망가지도 않는다.
오늘도 어미사자가 자신의 새끼를 절벽에서 아래도 집어 던지듯이 회사는 우리를 높은 꼭대리에서 저 깊은 계곡으로 던질 채비를 하고 있다. 만에 하나 어린 사자가 목숨을 잃었을 경우라면 전쟁터인 생존 경쟁에서도 얼마 가지 못하고 용감한 맹수가 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렇듯 사회도 냉정하고 어미사자도 냉정해서, 새끼 사자가 떨어져 죽는다 해도 어쩔 수 없다. 다만 중요한 사실이라면 그래도 그 중에서도 살아남아 생존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적응해 살아가고 싶다면 이런 역경을 받아 들여야 한다.
설마 어미사자가 자기 새끼가 미워서 절벽에서 떨여 뜨렸겠나... 사랑하는 자기 새끼가 어떻게든 살아남겨져 장래에 생존경쟁이 치열한 밀림에서 용맹한 사자가 되는게 바램이고 간절한 마음일 것이다.
미생 16화에서 자영업을 하는 선배가 오차장에게 하는 말이 있다
'회사는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다...'
맞다. 회사를 박차고 나와 장사를 해보지만 경험부족이든 불경기든 다 말아먹고 당장 오갈데 없는 처지를 빗대서 하는 말이겠지만, 어쩌면 오늘이 선배나 오차장보다 더 힘든 상황에 처한 직장인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 그런 시련이 안 온다는 보장도 없는 게 우리네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회사를 아직까지 그만두지 않고 살아있다면 지금보다 조금 덜 짜증내고 투덜대는 것도 좀 자제하자.
직장인은 최소한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죄수든 교도관이든 지옥에 당장 떨어지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시간을 한정된 공간에서 보내고, 하루 세번의 식사 시간이 있고, 적지만 죄수든 교도관이든 월급은 나온다.
몇가지 차이점이라면 회사와 같이 통일된 복장은 같으나 감옥은 출퇴근이 불가능하며, 자물쇠가 채워진 곳에서 정해진 시간에 TV도 보고 운동도 하고 가족면회도 되는 정도지... 음~~~ 직장에서 감옥같이 그렇게 한다면...... 상상이 안되네 --;;
참고로 감옥에서는 폭언을 하고 폭력적인 또라이 교도관이 있는데, 직장에서 우리는 그들을 상사라고 부른다.ㅎㅎㅎ 다들 힘내시라..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