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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스토리

2014년, 올 한해는 다들 안녕하셨습니까

2014년의 마지막 날.. 직장인 종무식..

2014년 12월 31일... 마지막 날.. 

올해 마지막날인 오늘은 핸드폰의 문자메세지나 카톡, 그리고 밴드 알림이 시끄럽다. 평상시는 조용하던 지인들의 새해 인사 메세지나 올 한해 고마웠다는 내용의 문자가 급증하는 날인데 이동통신사가 SNS 대란을 막기 위해 비상 근무중이라니 실감난다. 

그리고 대부분의 직장인은 12월 31일은 종무식이 있는 날인데, 작년과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에서도 오늘 종무식을 끝으로 업무를 마무리 했다.  과거와 다른점이 있다면, 좀 삭막해지고 건조해졌다는거... 

하기야 예전에는 오전에 종무식하고 부서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한 후  오후에는 사무실 청소도 같이하고 책상 정리에다 평상시 못했던 밀린 결재 등을 하면서, 부서 직원끼리 모여 머리고기에 막걸리 한잔도 했다. 

그리고 홍조 얼굴에 알딸딸한 상태로 평상시 보다 좀 한 두시간 일찍 퇴근하기도 했는데...

언제인가부터 종무식은 퇴근시간이 다 되서 하고 윗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대표가 올 때까지 차려 논 음식도 먹지도 못한다...  여하튼 부하 직원들이나 중간 선배들이나 종무식이 그리 달갑지 않다. 

나야 뭐..  종무식이야 그렇다치고, 아쉬운 점이라면 회사도 물론 재정 상태가 어렵고,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불황인 건 이해하지만 2015년 속지만 배부하는 껍떼기 없는 업무 다이어리 주는것이 좀 아쉬울 따름이며 ,  종무식도 형식적으로 박수치면서 '건배' '화이팅'을 외치기보다는 평상시에 다양한 미팅을 통해 실질적인 직원 사기를 올려줬으면 하는 생각이다마는.. --;;

물론 평상시보다 부드럽고 화기애애한 종무식이야 환영이지만 개인적인 바램이라면, 형식적으로 왔다가 한해 수고했다고 건조한(?) 건배한번 하고 가는 것보다,  CEO가 직원들을 강당으로 다들 모이라고 해놓고 큰절이라도 한번 하면서 '여러분들 덕분에 올해가 아무일 없이 잘 마무리 되었다'라는 진정성 있는 메세지가 가슴에 와 닿는 그런때가 왔으면 한다.^^

각설하고...


올 해의 마지막 고민의 시간, 다들 안녕하셨습니까?

어찌됐든 2014년은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올 한해를 돌아보니 나는 40대 중반으로 올라서고 있고 부서이동과 조직 통합이라는 소식과 함께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 사회적으로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많은 일이 있었다. 참 어렵다. 그리고 당장 조직 통합이라는 인수합병이 2015년부터 진행되는 까닭에 주변 동료들도 모두 불안해 한다.

그래도 올해 신규로 임용된 신입사원들을 보니 용기도 생겼고, 또 나름대로 해 줄 말도 많을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그런 여유도 못가진 채 시간이 금방 흘러버리고 말았다. 신입사원들은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른다고 한다. 

모든 직장인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나 역시 예전에 신입인 20대에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내가 과연 이 직장과 맞나?' 라는 생각을 해 볼 여유가 없었고,  군대 제대 후 고시원에서 취업 준비하다  직장에 입사하다 보니 지금 다니는 직장이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으며 그 당시 나의 현실을 고민하거나 직업에 대한 정체성을 생각 할 겨를도 없었다.

단지 하루하루 직장생활에 적응하랴, 선배들 눈치보랴, 업무 파악하랴, 무척 어리버리한 아마추어 시절을 정신없이 보내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이제 좀 정신을 차릴려고 하면 결혼도 하고 그동안 몰랐던 직장에 대한 감춰진 현실이 점점 모습을 드러낸 것 뿐이다. 

처음에는 몰랐던 회사의 짜디짠 월급(?)이나 근무 실상들... 그리고 바깥에서는 화려하고 대단해 보이는 회사의 겉모습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온갖 상처투성이의 모습에 적지않게 실망하고 당황하기도 한다.


이상과 현실의 크나큰 차이점...

대한민국에서 직장 생활 10년이 넘으면 나이는 30~40대이다.  결혼을 이미 했거나 막 결혼을 하더라도 애들이 고만고만하고 여직원이라면 어린애들 키우면서 직장생활해야지, 시댁, 처가댁을 왔다갔다 하며 가정생활하고 , 또 남자직원들도 후배들한테 뒤지지 않기 위해 자기계발에 열을 올리고 직장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비위 맞춰주며 밤 늦게 귀가하기도 한다. 어린 자녀들 뒤치닥거리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간 줄도 모르고 주말이면 마트에 가서 놀아줘야 하는 좀 고달픈 현실이다.

그리고 갈수록 배도 나오고 몸무게가 늘며 체력도 떨어진다. 몸도 마음도 늙어 가고 있는 것이 확연히 느껴지고 직장을 바꾸기도 힘들다. 다른 회사에 갈 수도 없는 어중간한 입장에다 싫다고 힘들다고 도중에 뛰어 내릴수도 없는 정말이지 질질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시기다. 

주변에서 친구나 동료가 평상시 좋아하던 취미를 업으로 삼는다고 사표를 내던지는 과감함은 사치로만 보인다... --

회사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업무 추진에 대한 대안도 많지만 막상 실현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회사의 먹이사슬에서 제일 윗자리에 위치한 베이비붐 세대인 50대에 번번히 가로막히고, 그 벽은 완고함 그 자체다. 그렇다고 신입도 아니라서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누가 일으켜주지 않는다.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인생을 살아보니 누구나 원하는 길을 즐겁게 간다면 좋겠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도 이쯤에서 2014년을 되돌아 보면 우선 현실을 되돌아 보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회사에서는 동기들 중에서도 먼저 승진하고 또 누락된 사람도 많았으며, 나역시 최선의 노력을 했는데도 조직개편에서 부서가 없어졌으니 말이다. 

또한 새로운 부서에 발령 받아서는 내 자신이 지금껏 잘 해왔다고 그 정도 능력이 될 것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자신감으로 새로운 업무를 해보니 언젠가부터 기존 직원들보다 부족하다고 느끼고 뒤처지는 나를 발견해서 2015년에는 새롭게 무장을 하지않으면 안될 것 같다. 일단 영어로 대화하는 기존 직원들의 업무능력에... 주눅... --;;

나와 같은 직장인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직장은 나의 능력과 자신감을 믿고 가는 길 밖에 없다.  스스로 자신이 가고 있는 인생이나 직장에서 최선을 다했는데도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아예 업무나 직장이 안 맞다고 느낀다면 일단 현실을 똑바로 보는 자각이 필요하고 그 다음으로는 대책이 필요하다.

조직에서도 어영부영해서는 안되며 최선을 다해야 겨우 따라가고 나이도 적지 않아 누가 대신 일을 해주지도 않는다.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는 점은 평상시에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말 이길이 아니다면 아예 과감하게 멈추던지 아니면 재능이 없다고 느낀다면 어떻게 살아남을까 고민해야 한다. 다행이도 조물주는 개인마다 다른 자기만의 능력을 주셨기에 어떻게 조직과 조화시키면서 직장에서 살아남을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장점을 무기로 밀어부쳐야 한다.

물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서 못할 게 없다'라는 공익광고(?)성 희망도 있지만 미리 포기한다는 오해를 갖지 마시길 바란다. 단지 나는 40대가 되어보니 아무리 해봐도 안되는 현실을 인정할 건 인정하고, 또 포기할 건 포기하고, 다른 방향을 현명하게 찾아보자는 말이다. 즉 현실과 이상으로 고민하지 말라는 취지이니 이해하길 바란다.  끝.

직장인 여러분.. 2015년에도 건투를 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