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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스토리

고성능 제트엔진을 방치하면 영영 못쓴다

신입사원의 엔진은 그야말로 쌩쌩하다

이번달만 해도 신입사원이 12명이나 새로 입사했다. 불경기에 취업이 어려운 지금 시대 상황을 반영하듯 요즘은 우리나라의 건국 시초인 단군이래 최고의 고학력자들이 우리  회사에도 경쟁적으로 입사하고 있다. 별로 놀랍지도 않다.

반면 떠오르는 해가 있으면 반대로 해가 지듯 임금 피크제를 적용 받다 한때는 화려했을 젊은 시절을 보내고 영화로움을 뒤로한채 정년퇴직하시는 선배들의 뒷그림자도 보인다.

면담을 해보면 지금 막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엔진은 그야말로 쌩쌩하다. 고성능 제트엔진처럼 힘 있고 갓 입대한 군인처럼 매사에 잘 해볼려고 하는 행동이 눈에 보인다.  개인적으로 저런 열정이 오래 갔으면 싶다.(진심이다...)

하지만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면 엔진은 중고가 되고 성능이 떨어지게 되며 결국은 써먹지 못하게 되는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다만 고성능 제트엔진을 정말 아깝지 않게 하는 방법은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며, 엔진이 녹슬지 않게 기름치고 가끔 시험하고 최고로 써먹고 긴장도 주며 다시금 정비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수명다한 안타깝고 아까운 고성능 엔진들을 어찌할꼬

회사에서 보면 아까운 수명다한 엔진들이 가끔 눈에 띈다. 물론 주관적이라고 볼수 있겠지만 주변에서 보는 눈은 다 거기서 거기인듯 평가는 비슷하다.
내가 입사하던 90년대 중반에는 그래도 지금보다는 사회가 공평하고 사람들이 순수했으며 회사도 그렇게 디테일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이 대다수 였고 사실 훤칠한 외모도 별로 없었다...

나역시도 입사동기 30여명 중에 꼴찌에서 몇번째 왔다갔다 하면서 입사했고 교육원 생활도 그럭저럭 별로 눈에 띄지 않은 평범한 신입이었음에도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동기들간에서도 서로서로 직급간  격차가 나 있었고 나는 그 중에서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고 있었다.

그만큼 신입사원 시절에는 모두가 인정하는 학력좋고 외모가 뛰어나고 박식한 '기라성' 같은 고성능 제트엔진 동기들이 먼저 진급하는 데는 실패했다. 반대로 먼저 진급했다고 좋아할일도 아니다. 초년 승진은 내리막길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에서는 학력이나 외모가 뛰어나거나 운동을 잘하는 것만으로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았고, 남들이 싫어하거나 어려운 일을 자처하거나 상사에게는 처음엔 부족했지만 항상 노력하고 참고 버티는 사람이 승진의 달콤한 열매를 따먹고 또 후배들의 인정을 받고 있었다.
( 물론 줄을 잘 잡은 경우도 있었지만 이건 한계가 있었고 처음 입사초기의 기대를, 지금와서 굳이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 )

하지만 요즘은 세상이 더 불공평해지는 것 같다. 언론에서는 공부잘하는 학생들이 얼굴도 잘생겼고 운동도 잘하고 예능도 잘한다고 하던데 그말이 맞다. 지금 들어오는 우리회사 신입사원만 봐도 지방 출신은 거의 없고 수도권 대학의 인물좋은 졸업생들이다... 각설하고

우리 40대 중반의 중견사원은 정년이 많아야 십삼사년 남았다. 그러나 다들 승진의 꿈은 항상 가지고 있으며 후배들한테 대접받기를 원하고 스트레스에서 해방될려고 될 수 있으면 인생을 즐길수 있는 쉬운일만 찾아다닌다. 역설적으로 능력이 되든 안되든 승진시즌에는 기대하고 민감해지기도 하고..

그러나 엄연한 사실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언제라도 역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끝까지 승부를 걸어야 하며, 그걸 위해 지금이라도 고성능 엔진을 다시 가동하도록 재시동을 걸어야 한다.
세상이 맘대로 안된다고 노력도 안하면서 지레 포기하기보다는 ​직장에서는 직급의 절정기는 50대이므로 아직 인생의 절정기인 50대가 도래되지 않았다고 외치면 된다. 그리고 지금당장 어려운 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후배들과 교감하면서 젊어져야 한다.

특히 옛날 조상들이 말씀하시던 초년출세, 중년상처, 노년 무전이 남자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말을 가슴속에 새기며 생활해야 한다.
아직 앞으로 일을  알 수 없지 않은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