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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스토리

누군들 후배관리 안하고 싶겠나

후배관리가 상사보다 힘들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것이 대인관계 스트레스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업무보다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90%이고 주요 스트레스 원인 1위라고 하는데, 특히 남자라면 인간관계의 피곤함을 잘 알 것이다.
 
여자도 물론 인간관계가 어렵겠지만, 특히 서열 관계를 중요시 하는 남자들은 초등학교 입학때부터 1년 선배, 중학교 선배, 삥 뜯는 양아치들, 이유없이 후배라고 때리는 고등학교 선배, 운동권 대학 선배, 또라이 군대 고참과 뺀질이 후배, 제대후 피곤한 직장 선후배까지...
남자들의 인간관계는 종합선물 세트라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 같다. 

참고로 남자들은 서열관리가 직장생활 이전과 이후로 나눠지는데, 아무리 어릴적 주먹세고 학벌좋고  집에 돈이 많아도, 공식적인 직장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단지 후배 입장에서는 직장 상사나 짬밥이 더 된 선배 말은 기본적으로 들어줘야 되는 신입일 뿐이고 더 나아가 회사라는 조직은  직급, 직위가 존재하기에 굴러가기도 한다.

이렇듯 직장내에서는 선배, 동료, 후배가 뒤섞여 생활하지만 특히 어려운 것이 후배 관리다. 선배들이야 기본적으로 내가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므로 상관없지만, 업무상 후배들과의 미묘한 마찰이  계속된다면  언제까지 마음속으로만 꾹꾹 누르고 있기엔 굉장한 스트레스고 애써 외면하기에도 무척 불편하다. 

어쩌다 버릇 없거나 대드는 후배를 피할수도 없고 같이 멱살잡고 싸울수도 없어, 직급이 높지 않은  여린 마음을 가진 중간 선배라면 마음 고생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후배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서두에 말하건데 후배들을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물론 그게 그리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어차피 후배는 나보다 더 오래 회사에 남아 있을 것은 분명하기에 제대로 된 후배를 키워두면 든든한 아군이나 지원군이 될 수도 있다. 

Tip) 참고로 후배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별하는 법은 쉽다. 내가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예를 들어 PPT 작성 같은 거.. 즉, 내가 일이 많아 정신없거나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후배가 모른체 하거나 딴 짓을 하고 있다면 일단 내 편이라고 생각 안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그 후배는 평상시 나를 진정 동료로 생각을 안했다는 행동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인데, '이놈은 나한테 밥 얻어 먹을 때만 살살 기는 후배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ㅎㅎ
다시말해 이런 후배는 평상시 나를 한끼 밥 얻어 먹는 존재로만 생각했지 결코 동료의식은 애초에 없었다.
 
반대로 어려울 때 걱정해주고 동정심이나 측은지심으로 성의껏 도와준다면 후배라도 동지가 맞다.
이런 후배들은 잘해줘라..


인기관리, 돈으로 땜빵은 부담된다

돈으로 인기는 살 수 있어도, 직위는 살 수 없다

연말이다. 일년 중 술자리가 많은데 유독 후배들한테 인기많은 직원들의 지갑이 얇아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위의 '돈으로 인기는 살 수 있어도 직위는 살 수 없다'라는 말은 마이클 샌델 교수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책이 생각나 각색해서 그냥 적어 본 것이다.
좀 있는 사람들은 돈이면 다 된다?라고 말하고, 금전적으로 부족한 사람은 '돈이면 다냐??' 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하는데 나름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나는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니라고 본다. 
적은 돈으로도 정성을 표현할 수가 있고 많은 돈으로도 인정을 얻기엔 부족한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밥이나 술은 사주는 선배 집이 잘 살면 다행이지만, 고만 고만한 월급쟁이들은 솔직히 후배들 술이나 밥을 사주러 자주 만나는 것도 부담이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직위가 존재한다. 인기만을 먹고사는 연예인이 아니면 필요 이상으로 인기관리 할 필요는 없고, 조직의 성과를 쌓는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며 역량을 발휘해야만 진정으로 후배들이 따른다.
 즉 어려울 때 앞에서서 치고 나가면서 미래비전을 공유하고,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삶과 죽음의 전쟁터에서는 인기인보다 용감한 장수가 부하를 구하지 않던가. 

인기를 위해 육아도 돈으로 해결??
   
나도 집에 애들을 셋을 키우지만 돈으로 안되는 것들이 많다. 애 낳자마자 큰 돈 들여 산 흔들의자나 10번도 못 써본 카시트나, 유모차도 사실은 우리 부모들만의 욕심이었지 정작 애들은 진심으로 필요하지 않았다.(이 사실은 아내가 동의 안 할지도 모르겠다만 ㅎㅎ)

애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돈을 들여 전집이나 시리즈 책 몇 십권 혹은 낱권 책들을 홈쇼핑에서 구매한 뒤 애들방에 진열해 놓고 부모들은 만족해 하는데, 실은 애들이 한번도 보지 않는 책이 대부분으로 한 두해 지나고 애들 학교가면 처분하기도 힘든 중고 물품이 되어 버린다.
(우리 초등2학년 큰 딸을 보니 엄마가 홈쇼핑에서 거침없이 사준 새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데 도서관에 있는 찢어진 중고 만화책(?) 같은 건 몇시간 동안 집중해서 보더라는...  --;;  아마도 아빠와 같이 가서 노는 도서관이 좋지, 집에 있는 새책이 중요하지 않더군)

단, 몇권이라도 성심 성의껏 책 읽어주는 부모가 필요한데 말이야... 

각설하고,  애들 육아를 예로 들었지만  요즘은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무의미 하게 억지로 술이나 밥을  사는 것보다 진정 후배들을 위해 업무 노하우를 전수한다던지 가벼운 얘기를 많이 해서 동료의식이 싹 트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그리고 후배도 선배가 세번 사면 당신도 한번은 사라.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사회라는 곳은 유치원이나 집이 아니므로 엄격해야 한다. 

즉 사회생활에서 공과 사는 구분하는 것이 좋은데 일을 하는 곳은 가족이나 친구가 아니므로 실수하거나 일을 잘못했을 경우에는 거침없이 싫은 소리 한번하고, 나중에 퇴근하고 자리를 따로 만들어 소주라도 한잔 하면서 위로해 주는게 좋다.

싫은 말을 해야 될 때 못하면 언젠가는 그일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던지 후배가 기어 오르던지 둘 중 하나다. 어쩌다 싫은 소리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오히려 더 바보 될 수도 있으니 따끔하게 혼내주고 위로해 주는 당근 채찍 방법이 좋다. 

남자들 군대생활 해봐서 알겠지만 친하다고 봐 주면 걷잡을 수 없이 기어오른 경우가 종종 있는데 당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물론 개념있는 후배들이야 한마디 하면 척척 알아 듣겠지만...)


후배들과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게 좋다

요즘 직장인들은 주말을 이용해 야구,축구,등산 등 건전한 사내운동 모임으로 친목도 다지고 취미활동을 즐기기도 한다. 물론 일과 상관없이 순수 취미생활 모임이나 이해관계가 없는 모임은 편하다. 

나 역시 주말에 있는 가벼운 워크숍 모임을 좋아하는데, 사내모임이 아닌 처음보는 사람들과의 순수한 의도의 자기계발이나 스마트워크 모임은 마음도 편하고 직장도 연관되지 않아 부담이 없어서 좋다.

참고로 나도 예전 신입 때에는 축구 등 사내 모임을 자의반 타의반 참석하고 2차,3차 술자리 모임까지 따라가서 고주망태가 되어 집에 온적이 많았는데, 언젠가 부터 후배들이 입사하고 내가 선배가 되다보니 좀 입장이 달라졌다.  

주말에 여는 돌잔치집이나 결혼식은 참석하지만 일반 취미활동으로 만난 관계가 아닌 사내 선후배들 친목 모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혹시나 운동을 못해 후배들에게 웃음거리가 된다거나, 뒷풀이하고 인사불성 술에 취해 선배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며 떠벌떠벌 실수하는 그런 주말 모임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러한 생각은 내가 후배일때부터 느껴온 것인데 아무래도 형,동생하는 한두살 차이 직장 선후배라면 모를까 좀 연배 차이나는 선배들이 끼어 있으면 서로 불편하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직장 안이든 밖이든 명확한 구분이 없는 선배 리더는 어디에서도 권위를 얻기 어렵다.

살다보면 직장인에게 고비가 있다. 내가 적지 않은 직장생활 중 느낀것은 후배들과 너무 친구같이 다가 설려고 하지말고 어느정도 카리스마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할 땐 친하고 일할땐 일하는 전혀 다른 느낌을 보여 주어야 후배들이 움찔?하지 안그러면 물렁하게 본다. 


못생긴 나무가 결국 산을 지킨다

나는 아직까지 후배들이 어렵다.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관계회복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또한 정답도 없다. 다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동반자적 동료의식과 눈만봐도 좋은지 싫은지 판단하는 직감과 이심전심이 먼저라고 본다. 

물론 '너가 맘에 안들면 나도 안들어'라는 옛말은 맞다.   그래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정말 겸손하고 후배들에게 싫은 소리 안하면서 인정받는 선배님들도 많이 계신다.

참고로 인간관계에서는 밀고 당기는 적당한 기술이 필요한데,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공사를 구분하면서 공적인 자리에서는 할말은 하고 사적인 자리에서는 농담도 하는 유연한 자세도 필요하다.  (너무 갈구면 왕따되고, 그렇다고 너무 물렁하면 무시하니 적당히 조절능력도 필요하다. 근데 이게 어려움 ㅎㅎㅎ)

옛말에 '못생긴 나무가 결국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듯이 인기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묵직함이 결국은 이길 것이다. 또한 선배는 후배를 후배는 선배를 서로 위해주고 도와줘야 진정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