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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스토리

인사, 미소만 실천해도 혜택이 가득

나만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인사와 미소

 


"아니 송대리 국그릇엔 항상 국물이 많아. 우리는 적게 주고.."
"아 네? ㅡㅡ"
"이거 이거~ 매번 국푸는 저 아줌마 너무 차별하는거 아냐"
"아, 이거요. 실은 ..."

내가 이용하는 구내식당 오늘 오후 풍경이다. 나와 함께 매번 식사를 같이하시는 과장님, 팀장님들의 푸념과 함께 은근히 질투 섞인 불만이 터져 나온다. 그도 그럴것이 식당 아줌마는 국을 퍼줘도 나만 좀 더 퍼주고 맛있는 반찬이 좀 나오면 조금 더 얹어준다.
예전에 어떤 날은 아침 식사하러 갔더니 계란 후라이를 두개더 밥위에다 올려주는 통에 난처하긴 했지만...

나는 회사에서 비정규직 아줌마들과 유독 관계가 좋다. 급식조리원분들 이외에도 건물 청소하시는 아줌마, 우유배달 아줌마, 녹즙배달 아줌마, 구두닦이 아저씨, 주차장 아줌마, 청경 아저씨, PC수리 용역 청년등등 우리회사 직원들도 직원들이지만 이분들과의 관계가 딴 직원들보다 좋다. 
우리회사 본사 건물내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천여명 가까이 되는데 아마도 정규직들 중에서 이분들하고는 말한마디 나눠 본적이 없는 직원이 대다수 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특이하게도 그런분들과 관계가 좋다.
물론 이름도 안다. 주방 찬모 담당 안ㅇ경 아줌마, 주차장 김민ㅇ아줌마, 백ㅇ산씨, 주방장 아저씨의 백일 안된 딸래미 이름까지...

그런데 그 만한 이유가  다 있다. 그 이유는 내가 먼저 인사를 잘 하고, 고맙습니다는 말을 한두마디 건네기도 한다는 점이다. 가벼운 미소만으로도 아주 큰 효과가 있는데, 참고로 나는 우리 본사 건물에서 직원은 물론이고 같은 건물내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가벼운 미소를 먼저 건네는 편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세상에 돈들이지 않고 상대를 기분좋게 하는 게 칭찬과 인사인 것이다.  

특이한 점은 정규직원들은 내가 먼저 인사하면 당황하기도 하고 '쟤 뭐야~' 하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냥 무시하며 지나가는 직원도 있는데,  청소하시는 아줌마들은 공통적으로 무척 반가워하시고 또 웃어주신다.
나는 처음에는 리액션인줄 알았는데 이 분들은 정말 순수하신 마음으로 내가 먼저 인사하는 것을 마음깊이 고마워하고 계신분들이었다.
여기서 잠깐, 예외적으로 시설 보수해주시는 남자 아저씨들은 무척 무뚝뚝하다. --;;  내가 남자라서 그런가요? ㅎㅎ

물론 나도 이분들과 업무적으로 만나는 업무 관계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을 하시는 분들임은 분명한데, 아마도 화장실이나 사무실 청소를 안해주신다면 매우 불편하겠지...

어떤 사람들은 이런 나를 오지랖이 넓다고 한다. 어쩔 땐 그분들을 무시하기도 하고 고압적 자세를 보이거나 이런 나의 행동을 불순하게 보는 사람도 가끔 있다. 물론 각자 사람의 생각이 다르므로 어쩔수 없지만 그건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모르는 사람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계산적이면 오래가지 못한다. 
그리고 정 직원이라고 해서 인격적으로 훌륭하다거나 비정규직인 이분들이 인격적으로 부족하다는 근거도 없다. 


상대의 눈높이를 맞춰라

회사라는 곳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생활하는데 세대나 연령대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며 각자 다른 가치관으로 살고 각자 가정을 꾸리며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  다는 아니겠지만 직장에서는 형식적이나 가십적으로 직원들끼리 그저 단순하게 칭찬을 하고 인사를 하기도 한다.
"과장님 최고십니다. 뭐든 잘 하세요 ㅎㅎ" 라고..

이런 칭찬 아닌 칭찬은 어색하고 성의 없는 인사말 밖에 되지 않는다. 어쩌다 서툴게 건성건성 말했다간 불쾌감을 줄 수도 있어 분위기가 더 어색해지기 십상인데, 항상 형식적인 인사밖에 나누지 않은 상대나 직장에서 이런분들과 유대감을 느끼기에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면 된다.


관계는 간단한 인사부터 시작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물론 이 말은 사람을 어디에 쓰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또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뜻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인사와 미소 잘 짓는 사람이 최고다'라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좋겠다.

그리고 아주 사소하게 나눈 인사가 서로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꾸기도 한다. 예전에 회사 엘레베이터에서 상냥한 여자분 한 분을 만났는데, 물론 처음 본 여자분이셨는데 미소가 좋아 보여서 기분좋게 사무실에 들어온 적이 있었다.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업무 협력업체 회의에 참석했는데 그분이 계셔서 깜짝 놀랐다. 당연히 업무는 원활하게 진행된 기억이 있다. 
물론 인상만으로 업무처리 한 건 아니지만 긍정적인 메세지는 각인됨이 분명하다. 즉 가벼운 미소가 '기분나쁘지 않는 좋은 사람'으로 대화가 쉽게 이루어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환한 인사와 미소는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는 행위이다. 그래도 나는 아직까지 상대보다 내가 먼저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네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 먼저 인사하는 것은  유연한 사고와 자신감이 있지 않으면 선뜻 먼저 인사 건네기란 쉽지 않다. 소심하면 더 어렵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성공의 요인 중 빠질 수 없는게 인사와 미소라는 점이다. 
예전에 방송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연예인이든, 스포츠 선수든 인사를 잘하는 사람들이 인기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사가 기본인 것이다. 
참고로 나는 아침에 사무실 출근하면 선후배를 막론하고 한분한분 얼굴을 대면하면서 인사를 한다. 꽤 오래 되었는데 오래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요 앞에 근무했던 부서는 사무실에 55명이 상주하고 있었는데 아침마다 한분 한분씩  --;; ㅋㅋㅋ)

인사와 더불어 때로는 능숙한 잡담도 필요하다

보통 직장인들은 회사에서는 말이 없다. 하지만 그렇게 조용하던 나이드신 직장인들도  단골 술집이나 빠에 들러 한잔 들이키며 마담에게는 주절주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세상 돌아가는 얘기들을.. 술기운을 빌려서.. 
아마도 스트레스가 많아 잡담하고 싶은 직장인 아버지들이 의외로 많은가 보다. 
하기야 집에 들어가서 마누라와 눈을 마주해도 막상 할 얘기도 없고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도 모른다. 다 큰 애들은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아니면  집에서 소 닭 쳐다보듯 아버지를 본다. 실제로...

이렇듯 집에 돌아가도 이야기 상대가 없는데다 잡담을 하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외롭기까지 한다. 하지만 술집은 엄연히 돈을 지불해야 한다. 공짜가 아닌 돈을 받고 영업하는 의무적 대화인데다 다른 테이블에 손님이 들어오면 관심은 그쪽으로 돌아가버리고 만다. 아쉽다....  --
그러니 평상시에 잡담을 하면서 풀어놓는 습관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것도 아니면 술 취해서 택시 잡아타고 택시기사님과 대화를 나누시던지..


비즈니스에서 나만의 잡담은 최강의 무기다  

어쩌면 미소와 인사와 잡담.. 이건 순전히 나만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과장되게 뭐 그리 꼭 그렇게 할 필요있나 할지 모르지만 그건 모른 얘기다
참고로 얼마 전 그만두신 식당 아주머니는 시인이다. 왕성한 작품 활동도 하시고.. 시집도 선물 받았다.  용역회사가 바뀌어 어쩔수 없이 그만 두시던 날, 자기가 방송대 국문과 졸업반이라고 나중에 후배로 입학하라고 얼마나 유혹(?) 하시던지... ㅎㅎ
그리도 비정규직인 이 분들 퇴근 길에 유심히 살펴보면 아줌마들 얼굴을 못 알아볼정도 메이크업을 하신다.  하는일이 청소를 하지 밖에 나가면 보통 우리 부모님이나 장모님 같고 누님 같으신 분들이다.

그러니 회사 건물의 경비를 보시는 분들이나 청소를 하시는 분들을 무시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 분들에게 아침에 출근할 때 공손히 인사하거나 말이라도 걸어주면 반드시 나중에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많다. 절대 오만불손 해서는 안되고 반드시 친절 해야만 한다.
 
인사, 미소만 해도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요령은 있다

나는 커뮤니케이션 CS 담당자도 아니고 강사도 더더욱 아니다.  그리고 전문 강사처럼 발음이 좋고 화려한 말도 못하며 전라도와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촌스런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상대와 대화할 때 거짓말은 안하고 내 주변 일상 얘기를 화제삼아 이야기를 가볍게 꺼낸다. 날씨도 좋고, 주말에 놀러갔던 곳도 좋고.. 상대와 가볍고 소소한 대화만으로 벽을 넘어서는 것이다. 중간중간 말대꾸도 해주고 맞장구 쳐주는 것만으로도 호감을 산다. 
어찌보면 축구에서 잔 패스라고 할 수 있는데, 배구에서 짪은 토스, 야구에서 짧게치는 안타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인간관계는 그리 쉽게 만들어 지지 않는다. 익숙해지는 것이 인간관계지, 홈런을 치거나 로또같이 '한방'으로 모든 관계를 만들어 가지는 못한다. 그리고 잡담은 베푼만큼 돌아온다. 잡담만으로도 끈끈한 유대감을 맺을수 있으며 그냥 맞장구만 쳐도 분명 얻는것이 많다.

세상 어떤 사람도 혼자살 수는 없다. 앞서 말한대로 비정규직이신 분들과 인사나 미소만 건네도 직장이 즐겁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업무가 쉬워진다.
참고로 이분들이 주시는 것 뭐든 사양하면 안 된다(?)는 유의사항도 있다.ㅎㅎ 예를 들어 주차장 아줌마가 "충현씨 이거 삶은밤 인데 먹어봐"라고 말을 걸어왔다고 치자.
이럴때 나는 항상
"우와 맛있겠어요ㅎㅎㅎ 잘먹겠습니다." 하고 호주머니에 몇개 넣어간다.
주는 사람도 즐겁고 받는 사람도 즐거운 것이다. 안그러면 다음에 안 줄지도 모른다. ^^

좀 더 얘기하자면 주차장 아줌마는 포도즙, 집에서 싸온 간식거리나 내가 한 여름엔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이면 시원한 쥬스라도 건네준다. 나도 점심시간에 밥을 혼자 앉아드시면 옆에 앉아 잠담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준다. 
그러면 시집간 딸 자랑이나 손자 얘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서 다니는 등산이나 째즈모임 얘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분들은 시인들 얘기, 시집 나왔다고 자랑하는 얘기, 우유아줌마 20년 기념 동남아 여행 얘기 등등...

무더운 여름날 출장사당역 13번 출구에서 요구르트에 빨대 꽃아주시는 우유아줌마는, 얼마전  편의점 사장님한테 장사 안된다고 봉변당하면서 쫒겨난 얘기까지 나한테 이야기한다. ㅎㅎㅎ

나는 오늘도 회사내 사람들과 친하다. 여직원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고 아줌마들과 가벼운 농담도 한다. 그렇다고  너무 어려워 할 것도 없다. 의외로 가벼운 소재가 잡담의 재미다.  고작 10초, 30초, 1분이라도 괜찮다.
눈을 낮춰서 주변 고마운 분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이분들은 우리와의 벽이 낮아졌음을 느끼고 매우 기뻐한다. 잡담이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잡담은 의외로 가치가 있다. 베푼 만큼 반드시 돌아온다.  그러니 오늘 당장 인사나 미소를 실천해보자. 이런 분들과는 죄지은 것도 없고 상처줄 일도 없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