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출근하는 네모난 벽돌건물의 회사를 직시하자
이 세상에 나에게 딱 맞는 직장이 존재할까? 출근하고 싶어서 잠을 자기 싫고 나만의 잠재력과 심신의 건강을 지키며 월급도 많이 주는 행복한 회사가 과연 있을까?
내가 알고있는 '회사'라는 단어는 어찌된게 항상 위기다. 위기에 빠진 회사는 폭풍을 만난 배와 같아서 항상 직원들의 시간외 일과 열정과 희생을 요구한다. 험한 바다를 헤쳐나가는 강하고 능력있는 직원을 발굴해내서 적진에 뛰어 들어 장렬히 희생하라고 강요한다. 물론 월급을 더 주거나 가족을 위해 경제적 보상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우리 회사만 그런가... --;;
열심히 하는 직원이 있는 반면 일을 적당히 하는 직원이나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후방에 대기만 하고 있으면 월급은 같고 승리는 같이 챙긴다. 직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성실함과 함께 강한 투지를 요구한다.
'음~ 역시 여기에서도 사명감이 대세구나.'
회사는 때가되면 신입사원을 소규모로 뽑는다. 들어오는 신입사원들이야 기대에 가득차서 뭐든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를 외쳐대지만 뭘 열심히 하겠다는게야...
그리고 회사는 고급 중화요리 식당과도 같다. 홀에서는 조용하고 고급스럽게 다소 미모의 서빙보는 직원들이 고객만족 경영을 외치며 친절하게 손님을 안내하며 접대하지만, 뒷편 주방에서는 온갖 고함과 깨진 접시가 돌아다닌다. 불이 훨훨타는 프라이팬에서는 음식물이 이리저리 튀기고 작년에 들어와서 어리버리 양파까는 신입은 눈물을 흘리며 식당 바닥에서 혼쭐이 나고 있는게 주방 풍경이다.
단, 외부인은 절대 알 수 없다. 오직 직원들만 알 수 있다. 그런데 막 들어온 신입사원인들이야 오죽하랴.. 이게 회사다
어찌보면 중국식당이 회사로 가정했을때 부엌에서 음식냄새 배겨가며 일하는 부서는 기술부서나 외부 용역사이겠고, 홀에서 돈계산이나 서빙보는 사람은 CEO나 기획, 총무, 영업부서인 사무조직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겠다.
인정하지 않겠지만 우리나라 사회구조도 마찬가지이다. 머리가 좋든 아이디어가 좋든 공학 기술자들이 절대 주방에서는 홀로 나올수 없는 구조이며, 모든 정책은 현장이 아닌 홀에서 결정되어 주방으로 통보된다. 주문서처럼..
전문가는 없고 정책만 있는 우리나라... 최근 세월호 침몰 사건을 보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야기가 좀 샜지만 그건 그렇고..
회사가 재미있다면 당연히 입장료를 내야한다.
우리가 즐거움을 위해 가는 놀이공원은 입장료를 낸다. 그리고 놀이공원 안에 들어가면 놀이기구마다 돈을 내고 타며 재미있는 기구나 퍼레이드 공연을 보고 모두들 즐거워 한다.
하지만 회사는 어떤가? 회사는 기본적으로 월급을 주는 곳이다. 놀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하면서 월급을 받는다면야 좋겠지만, 회사는 즐거움을 위해 노는 장소가 아니다.
만약 회사가 놀이공원 같이 즐거우면 당연히 회사측에서는 입장료와 이용료를 받았겠지.. 즐거움의 댓가로 말이다. (내가 지금껏 직장생활 하면서 회사가 즐겁다고 입장료 낸사람을 못봤으니 즐겁지는 않다는 증거다. --;; )
우리 회사도 정기적으로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즉 신입사원을 회사라는 가족울타리에서 가족으로 입양시키는데, 공통적으로 회사가 변하기보다 직원이 회사에 순응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회사의 공통점 몇가지만 나열한다면..
1. 회사는 직원의 업무능력 및 자질 향상을 직원 스스로 하길 원한다.
2. 담당자가 미팅 열심히 해도 결론은 딴 곳에서 난다. 이게 정상인가?
3. 상사가 바뀌면 전임상사가 추진했던 일은 올스톱!!! 처음부터 되나우시
4. 협업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협업 어렵다
5.예산부족이나 경영상의 이유로 임금인상이나 처우개선은 가물가물
6. 사장이 바뀌어 조직개편 되면 더 엉망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회사는 양면성이 있다. 실제로 간판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 내부의 직원들간의 모습은 다르며 오직 직원들만 볼수 있는게 회사라는 건물이다. 당연히 회사는 즐겁지가 않다. (물론 회사가 좋다는 사람도 많다. 일이 한가하고 부서가 든든하며, 개인적인 일도 허용해주는...)
회사의 네모난 건물 안을 자세히 보라
바다는 넓고 푸르다. 이 넓은 바다 깊은 곳에 잠수함이 있는지 물고기가 있는지 잠수부가 있는지 섬이 있는지 알수가 없다. 바다를 쳐다보기만 해서는 그냥 잠잠한 바다일 뿐이다. 회사라는 조직도 마찬가지여서 겉으로만 봐서는 알수가 없다. 일단 산소마스크를 쓰고 바다에 뛰어 들지 않는 이상 알수가 없으므로 직접 뛰어들고 느끼는 방법밖에 없다는 점은 확실하다.
신입사원이라면 기존 팀에 적응하려고 노력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며 설사 기존 직원이 폭풍우가 밀려오는 위기임에도 태연히 목욕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식이라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 파도가 휩쓸지도 모르니...
직장인들에게 월급은 '내꺼 같으면서도 아닌 내 돈. 사이버 머니'
회사는 기본적으로 장점이 많다. 그중 대표적인게 승진과 월급이다. 승진이야 내가 잘 한다고해서 되는것이 아니니 여기서는 언급을 안하겠고.. 월급에 대해서 몇마디 하자면 이렇다.
회사에서 주는 월급은 직장인이 출근해서 노무비 노동력을 제공하고 받는 급여목적의 현금이다. 월급은 하루하루 맞아야 하는 마약과 같이 직장인을 무력하게 종속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물론 온라인으로 통장에 들어와 카드결재대금, 이자등으로 금방 빠져나가는 사이버 머니이지만...
사이버 머니가 단 하루이틀만에 은행이나 카드회사로부터 오링(?), 동이나면 또 충전되는 다음달을 기다리는게 직장인의 운명이다. 이직이나 실직이라면 그나마 그 사이버머니도 없다. 아쉽다. 이는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한참 재미 있을때 자막이 올라오면서 광고로 넘어가는 찰나처럼,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아쉽다... 아~ 또 언제까지 월급 기다리나 --;;
이처럼 직장인은 월급 없이는 회사다니는 의미를 찾을수 없으며 월급으로 인해 모든 것을 만들어간다. 친구들끼리 소주잔을 기울이며 세상사는 이야기를 할때 안빠지는게 월급 얘기다.
그런데 회사는 월급을 그냥 주지 않는다. 회사는 직장인의 희망인 월급을 주면서 직원들에게 좋아하는 일이나 힘들지 않는 일, 즐거워서 미치겠다는 일을 절대 시키지 않는다.
다만 회사는 '월급쟁이' 직장인인 당신을 해당부서가 하는 일이 너무 많아 허우적대는 곳에 추가로 투입하거나, 남들이 기피하는 힘들고 하기 싫은 업무에 우선 투입시키고, 기존 직원이 고충처리로 내려간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곳으로 월급을 주면서 가라고 한다.
이처럼 소금처럼 짜고 귀한 월급은 직장인들에게 있어 단순히 '먹고 사는 돈' 이라는 의미보다 더 큰 희망과 보람이 담겨져 있다. 월급이 전부는 아니라고들 하지만 내생각에는 한푼이라도 아쉬운 직장인이라면 전부가 맞다.
그러므로 직장인은 살아남아야 한다. 회사에서도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끈질기게 부딪쳐 끝까지 매달리는 독함도 필요하다. 끈기가 있어야 무엇인가 일을 마무리 할수 있으며 큰 성공에도 인내와 많은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끝으로 직장인은 절대 자기관리도 필수 사항이다. 회사는 개인 직장인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조직을 위해 존재한다.아무리 본인이 회사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했어도 직원의 과실이 단돈 일원이라도 나게되면 인정사정없이 그 직원을 내친다. 아쉽지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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